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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78

교직원 연수회 총장 인사말 (2024년 6월 21일)

수정일
2024.06.24
작성자
총관리자
조회수
237
등록일
2024.06.24

교수님, 직원선생님 여러분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다 함께 모이니 반갑습니다.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벌써 2024년 1학기를 보낸 것 같습니다. 6월 말이면 보통 장마가 와야 하는데 찜통더위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아무쪼록 무더운 여름 건강하게 잘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2024년 1학기 성과>

이번 1학기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몇 가지 소식을 전달합니다.

우선, 지난 겨울방학 때 시작한 교원 임단협이 타결되었습니다. 10여년 이상 교수님들의 임금이 사실상 동결 상황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의미있는 성과라 생각합니다. 협상에 참여하신 오은영 민주교수노조 위원장 등 교섭위원 교수님 여러분과 협상결과에 동의해주시고, 일부를 학교발전을 위해 기부해 주시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일부 교수님들이 섭섭하게 생각하는 부분도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또한 하후상박 원칙에 따라 고참 교수님들의 체력단련비와 명절휴가비가 일정 부분 감소되었는데, 후배 교수들을 위해 기꺼이 동의해 주신 점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임금소급분 지급을 위해서는 추경예산을 편성하여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절차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6월 28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는대로 최대한 빨리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반도체 수도를 표방한 평택시의 정책과 지역 여건에 부응하여 지난해부터 추진한 반도체 교육이 급속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1학기부터 10여개 기업과 협력하여 반도체 계약학과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고, 우리가 교육부에 신청한 지능형 반도체학과 개설도 승인되어 내년 1학기에는 반도체학과가 입학정원 36명으로 개설됩니다. 이로 인해 우리 대학의 입학정원도 805명에서 833명으로 28명 늘어나게 됩니다.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방형 반도체 종합교육관은 현재 타당성 조사용역이 시작되었습니다. 300억 원 정도의 사업비가 들어가는 이 교육관이 우리 대학에 건립된다면, 반도체 중심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정장선 평택시장님께서도 주말에 우리 반도체 계약학과 교육현장을 방문하여 깊은 감명을 받고 시 차원에서 다양한 지원을 약속하셨습니다.


대학원 입시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2023학년도에는 신입생 충원율이 53.3%에 그쳤는데, 올해는 후기 1차 모집까지 74%를 기록하였고, 다음달에 진행되는 후기 2차 모집이 잘 이루어진면 80% 이상 충원율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승희 대학원장님을 비롯한 교수님들과 직원선생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올해 대학원 입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교수님들과 직원선생님들께서 끝까지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


최근 학과별 간담회와 부서별 업무보고를 가졌습니다. 학교의 상황과 고민을 교수님들께 설명드리고, 각 학과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듣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각 부서가 추진하고 있는 현안 업무와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자리였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교수님들과 직원선생님들이 수업과 학생지도, 학교행정과 국책사업 등을 위해 얼마나 수고하고 계신지 잘 들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 요청하신 교육시설 관련 내용을 모두 수용할 경우 약 4억 9천만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합니다. 재정상황을 잘 검토하여 올해 예산에서 감당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현실화되도록 하겠습니다. 행정적 개선 요구에 대해서는 해당부서에 전달하여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각 부서가 요구한 사항에 대해서도 우선순위를 정해 적극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몇 가지 아쉬운 소식도 있습니다. 국방부의 사이버 국방학과 사업은 우리 지역의 장점과 학교의 강력한 의지에 대해서는 좋은 점수를 받았지만, 서울에 있는 경쟁대학에 비해 계량점수가 적잖이 차이가 나 선정되지 못하였습니다. 또한 고용노동부의 K-하이테크 플랫폼 사업도 산학협력단이 중심이 되어 적극적인 노력을 하였으나, 명확하지 않은 사유로 인해 선정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중소기업부의 중소기업 계약학과 사업, 교육부의 부트캠프 사업에서 곧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해병대 계약학과 사업 등 여러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할 것입니다. 밤을 새우고, 주말까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여 주신 교수님들과 직원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 일에 전념하여 주신 특임교수님들께도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구성원이 모두 기도하며, 몸과 마음과 뜻을 모아 함께 실천하면 성취할 수 있을 것으로 믿습니다.


<교육환경의 변화>

최근의 교육환경 변화와 우리대학의 상황에 대해 몇 가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현재 대학가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것은 한 대학에 5년간 1천억을 지원하는 글로컬사업입니다. 이 사업의 지원을 받기 위해 지방의 대학들은 자기 대학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버리고 과감한 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학과 간의 경계를 허무는 것은 당연하고, 학교 간 통폐합까지 주저하지 않고 있습니다. 학사제도 유연화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자율전공을 비롯한 전공 운영-학기-학점부여-학위수여 등 4가지 차원에서 급격한 변화와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고수해온 전통적인 대학과 학과 패러다임이 완전히 변화하는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도권 등 모든 대학에 쓰나미처럼 다가오고 있는 것은 바로 RISE 체제입니다. RISE 체제란 예전처럼 교육부가 링크, 하이브, 라이프 등의 이름으로 각각의 다양한 사업을 통해 대학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부의 재정을 지방자치단체로 이관하여 지역을 중심으로 대학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경기도의 사업계획을 보면, 첨단산업부터 디자인, 사회복지, 유학생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식당의 메뉴판에서 음식을 주문하듯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메뉴를 우리가 선택하여 요리하는 것입니다. 원론적으로 도전이지만, 그동안 각종 차별을 받아온 우리 대학 입장에서 보면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 학교의 내부적인 사정입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재정기탁자로부터 현재까지 약 114억원의 재정기부를 받으면서 재정위기를 넘기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교의 재정여건은 여전히 현재의 지출구조를 안정적으로 충당할 수 있는 여건에 있지 않습니다. 올해 교원임금 인상 등으로 재정적 어려움이 예상되고, 내년에는 상당한 규모의 재정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대학이 혁신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재정과 인력, 제도 등 3박자가 모두 맞아야 합니다. 돈도 부족하고 사람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대학의 현실입니다. 더욱이 수도권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학내분규를 겪어온 우리 대학으로서는 더욱 절박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부 말씀>

존경하는 교수님과 직원선생님께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 단 한가지를 기억하자는 것입니다. 112년의 역사를 가진 대학, 역사와 함께 하는 대학, 역사를 기억하는 대학으로서, ‘피어선 정신’을 온전히 계승하자는 것입니다.


피어선 박사는 이번 세기에 세계 복음화를 이루겠다는 꿈을 안고, 일본-한국-중국-인도-이집트를 방문하며 그 뜻을 이루고자 결심하였습니다. 머나먼 태평양을 건너 일본 요코하마에 도착한 피어선 박사는 일본에서 한 달을 지내고, 한국으로 와 1910년 12월부터 1911년 1월까지 6주 동안 서울에서 설교와 성경읽기 등의 활동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피어선 박사의 건강이 갈수록 악화되자 의사들은 그가 더 이상의 강연을 못하도록 하고 세브란스 병원으로 보냈습니다.


피어선 박사는 이때 “나는 이 일을 하기 위해 수천 마일을 왔는데 이제 여러분은 내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군요. 나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메시지를 전할 생각을 포기하고 여기 앉아 있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낫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중국, 인도, 이집트를 방문하겠다는 당초 계획이 불가능한 것으로 돌아가자 “내가 어떻게 여기서 누워 조용히 죽을 생각을 하고 있는가? 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있는 것이다”라고 외쳤다고 합니다.


이 얼마나 굽힐 줄 모르고, 지칠 줄 모르는 불굴의 정신입니까. 피어선 박사는 결국 6개월 후인 1911년 6월 3일 그의 고향 브룩클린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소천한 뒤 그의 가족과 그를 존경하던 미국인들과 영국인들이 모금하여 1912년 서울에 피어선기념성경학원을 세우게 되었는데 이 학교가 바로 오늘날 우리 평택대학교의 전신입니다.


피어선성경학원의 초대 이사장과 교장을 역임한 언더우드 선교사가 그의 형으로부터 5만 달러를 받아 설립한 연희전문학교는 오늘날 연세대학교로 성장하였고, 피어선 박사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미국 장로교회와 감리교회가 후원한 3만 5천 달러를 받아 설립한 피어선기념성경학원은 오늘날 평택대학교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피어선 박사와 미국 교회에 부끄럽기도 하다는 마음도 듭니다.


그러면 피어선 정신은 무엇입나까. 

첫째, 피어선 정신은 끝까지 세계 복음화를 이루겠다는 것입니다. 그는 끝내 중국, 인도, 이집트를 가지 못했어도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우리 민족의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우리도 기독교 대학으로 우리 학생들에 대한 학원선교, 외국학생들에 대한 해외선교를 실천해야 합니다.


둘째, 피어선 정신은 끝까지 우리 민족을 교육시키겠다는 것입니다. 피어선 박사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우리 한국인에게 성경 교육을 하였습니다. 우리도 학생이 승리하는 교육성공대학을 만들기 위해 학생을 섬기고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피어선 정신은 끝까지 꿈을 꾸고 혁신하고, 희생하는 것입니다. 피어선 박사는 자신의 건강을 개의치 않고, 포기하지 않고 전진하였습니다. 나는 희생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노력하고 애쓴 결과는 취하고자 하는, 달콤한 체리만 골라 먹는 체리피커(Cherry Picker)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끊임없이 혁신하고, 변화하여 내가 만든 성과를 나눠주는 체리기버가 되어야 합니다.


넷째, 피어선 정신은 끝까지 우리 이웃들과 함께 상생하겠다는 것입니다. 피어선 박사는 먼 나라 한국에서 이웃들과 상생하는 삶을 실천하다 돌아가셨습니다. 우리도 좁게는 동료교수들과 동료직원들을 사랑하고 상생하며,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선한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피어선 박사의 말씀을 리프레이즈 해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 평택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우리 사회에 선한 일을 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에게 주신 소명을 수행하지 않고 여기 앉아만 있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낫겠습니다.”


무더위가 일찍 시작되어 이번 여름은 또 어떻게 더위를 피하며 지내야 할지 벌써 걱정이 됩니다. 방학기간 동안에 육체적, 정신적, 영적 평안과 행복을 경험하시길 바랍니다. 2024년 1학기 교수님, 직원선생님들 모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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